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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증편향 자가 테스트
자유칼럼 > 상세보기 | 2020-09-13 11:56:22
추천수 1
조회수 9

작가

칼럼니스트 친구추가

확증편향 자가 테스트

이른바 조국 사태 때부터 ‘확증편향’이라는 이 어려운 단어가 세간 장삼이사들의 입길에도 오르내릴 만큼 범람했다. ‘진영논리’와 ‘확증편향’은 이 시대를 상징하는 키워드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아무나 아무데나 갖다댄다. 이게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기 때문이다.
밖에서 보면 앞뒤 논리가 모순에 가득차 있는데, 본인은 일관된 정의라고 생각한다. 근거를 대라고 하면 근거는 대지 않고, 니놈이 ‘확증편향’이라고 손가락질한다.
신념의 인플레이션 시대, 대혼돈의 시대, 견강부회의 시대, 헛웃음이 나는 시대, 그래서 오리무중의 시대다.
이럴 때는 타자를 향해 훈계하기 전에 니놈이 확증편향이고 나는 과연 확증편향이 아닌지 자가 테스트를 해볼 필요가 있다.

1.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지만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가 딸의 표창장을 위조한 것은 사실이다.
2. 현재 경찰의 내사를 받고 검찰에 고발된 상태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주가조작을 했다는 것은 음모론이다.
3.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를 중심한 8.15집회가 코로나 재확산의 주범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4. 성공적인 K-방역이라며 자화자찬하지만 사실상 이 정부는 방역에 실패했다.
5.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24시간 심야노동제를 폐지하고 주야 2교대제와 월급제를 주장하며 파업한 것은 생존을 위한 투쟁이므로 당연한 일이다.
6. 전공의들이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을 반대하며 응급실, 중환자실을 비우고 파업한 것은 정부 정책이 잘못된 것이므로 당연한 일이다.
7. 추미애 장관 아들이 무릎 수술로 휴가를 연장한 것은 엄마 찬스 특혜 병역이다.
8. 보병으로 지역 사단에 배치된 신병이 1개월만에 작전사령부 일반물자관리병으로 전격 보직변경된 것은 황교안 전 당대표의 아빠 찬스 특혜 병역이 절대로 아니다.

이 문항에 모두 O표를 하신 분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당신에겐 ‘객관적’이고 ‘일관된’ ‘기준’이 없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확증편향’이란 무엇인가? 사안을 판단할 때의 기준이란 것이 사실상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간단하게 말하면 모든 사안의 잣대는 단 하나, 그냥 이 정부에 대한 반감일 뿐이다.
그 입맛에 맞는 기사, 포스팅, 유튜브만을 골라 자신의 근거로 삼는다. ‘사실’이 아니라 상상적 ‘의견’일 뿐인 글들을 사실로 단정하고 대상을 선택적으로 ‘처형’한다. 찌질한 정치인들과 언론이 펼쳐논 프레임에 스스로 기꺼이 갇힌다. 고로 논리가 논리가 되지 못하고 경우에 따라 왔다리갔다리 할 수밖에 없는데, 유감스럽게도 본인은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다. 혹은 알고도 강변한다.

1번과 2번의 기준은 죄를 다루는 것이므로 이것은 ‘사실’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즉 사실로 증명되었을 때만 우리는 그 죄를 확정지을 수 있다. 따라서 의심되는 여러 정황이 있다고 하더라도 확증편향되지 않은 자의 판단은 ‘모른다’가 정확한 것이다. 왜 똑같이 고발된 사건을 두고 하나는 법적 판단이 나오기도 전에 사실이라 믿으며, 왜 다른 하나는 사실이라 믿지 않는가? 의심스러운 정도로만 말하자면 일사천리로 재판까지 가버린 표창장보다 고발된 지 5개월이 지났는데 고발인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는 주가조작이 더 의심스러울 것이다.

3번과 4번의 기준은 ‘데이터의 상호비교’에 있다. 전광훈 목사의 8.15집회가 왜 기폭제가 되었는지는 정은경 질본청장이 상세히 말한 바 있기에 생략한다. 한국의 방역이 왜 성공적으로 분류되는지는 세계 각국의 확진자수, 사망률 등등 비교해보면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5번과 6번의 기준은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한 것인가’가 될 것이다. 우리가 어떤 노동쟁의를 응원하는 것은 그들이 약자의 위치에 있으며, 그들의 생존을 위해 정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유성기업은 잠을 재우지 않는 노동으로 악명높았으며, 이후 노조파괴의 극한 탄압을 받았다.
그런데 전공의들은 응급실과 중환자실 업무까지 팽개침으로써 환자의 ‘생존’을 걸고 자신들의 미래를 보장받으려 했다. 환자가 약자인가, 의사가 약자인가? 약자의 편이라 자부하던 이들이 남의 목숨을 볼모로 한 의사 파업을 지지하는 것을 보면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다. 파업도 다같은 파업이 아닌 것이다.

7번과 8번은 더 덧붙일 말도 없다. 이건 그냥 ‘상식’의 눈으로 보면 된다. 군대 갔다온 수많은 대한민국 남자들의 군대 휴가담이 페북에 온통 범람하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2018년 기준 한국 육군 병사의 평균 휴가일수는 59일이었다고 한다. 추장관 아들의 휴가는 병가 포함 58일(병가를 제외하면 39일)이었다.

2019년 기사 참고
http://news.heraldcorp.com/view.php…
근본적으로 특혜라 할 만한 사항이 없는데 전화를 했냐 안했냐를 가지고 권력 남용 운운하는 건 코미디 아니겠는가. 이걸 나라를 들었다놨다할 깜이 되는 문제로 인식한다면 그건 지능의 문제다.

여기에 덧붙여 마음 속으로 질문해보시기 바란다. 내가 편들고 싶은 그 ‘우리 편’에 대해서도 ‘비판’해본 적이 있는가?
윤석열에 대해, 검찰에 대해, 전광훈에 대해, 기독교와 맹목적 신도들에 대해, 노동자 파업에 대해, 의사들에 대해, 표창장과 휴가가 국가적 문제라고 핏대올리는 저 정치꾼들과 언론에 대해...
그 역도 가하다. 조국에 대해, 이 정부에 대해, 정은경에 대해, 순한 양처럼 정부지침 꼬박꼬박 지키는 국민들에 대해, 노조에 대해, 보건복지부에 대해, 추미애에 대해, 무릎이 아프면 군대를 가지를 말지 괜히 가서 휴가 논란 일으킨 추장관 아들에 대해...

당신이 ‘우리 편’을 얼마나 비판했는지 그 내용을 헤아려보면 ‘확증편향’의 확실한 견적이 나온다. 진영논리에 기대지 않고 건강한 상식의 잣대로 잰다면, 오로지 일편단심 한 쪽에만 비판을 쏟아붓는 일은 불가능하다. 기승전 정부 탓은 그냥 나의 두뇌가 일방향 고정회로라고 고백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사실’과 ‘상식’과 ‘원칙’이라는 기준이 없이는, 비판은 비판이 아니라 증오일 뿐이다.
증오를 ‘정의’로 포장하지 말고, 지극한 주관을 ‘객관’으로 포장하지 말고, ‘선택적 사실’을 짜깁기해서 뻥튀기하지 말라. 다 보인다. 자신이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자신도 없으면 차라리 침묵하는 게 낫다.

이 넘쳐나는 증오들로 인해 숨쉬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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